어느 여성의 꿈
비추 김재원
우연히 오랜 친구를 만나 청량리 청과시장 내에
자리한 포장마차에 간 적이 있다.
포장마차라 하면 대부분이 술을 파는곳이지만
그 곳은 샌드위치나 커피 등으로 시장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 주는 곳이었다.
포장마차에 들어서니내 또래의 예쁜 아가씨가
주인 이었다, 호기심이랄까-해서 그녀의 나이를
물어보고 하다 보니 금방 친숙해짐을 느낄수 있었다.
그뒤로 매일 찾다시피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내게 "제가 이런 장사를
하는 걸 어떻게 생각해요?" 하고 물었다.
무어라 답을 할까 하고 한참이나 궁리 하다가 겨우
"내 직업도 공돌인데요.. 뭘" 하고 대답하였다.
그 말에 그녀는 조용히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혹시 그녀 자신이 이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주재넘은 말을 한게 아닐까하고 곧 후회를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녀 자신은 대학 2년을 중퇴하고
말았으며, 포장마차를 하는 것은 그녀 자신이 더 배우고 싶
다는 것과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를 알고 부터 내가 모르던것 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그녀의 굳센 의지를 배우게 된것 같았다.
지금은 고단하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그녀가 원하는 것들 모두가 이루어지기를 하나님께 빌어본다.
<19820811자 "주간 여성지" 독자란"홍실"에
(투고해서) 실렸던 글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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