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시인의 산 문 ,수 필 방

<♬>사랑의 수기<지난 날의 이야기>(9) (1983년작)<♬>

순수시인 2017. 3. 8. 10:55

"순아"
"응."
"너에게 고백할게 있어."
"고백이라뇨?"
"응, 다른게 아니고..."
"뜸들이지 말고 말해봐요."
"알았어."
"궁금해요"
"궁금하다고?"
"그래요."
"그럼, 말하지."
"빨리 말해봐요."
"순이는 나를 오빠로 생각했지."
"예, 그런데요?"
"나는 순이가 좋아."
그녀는 놀라는 표정으로 K를 올려 보았다.
"다시 말해서 I like you..."
이 고백이 그녀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용수철이 튀듯이 1미터 가량 K의 곁에서 떨어져 걷고 있었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한 듯 싶더니 붉어진 얼굴로 다가와서 

꼬집기를 시작 했다. 아프기도 했지만 K는 그녀가 더욱 사랑

스러웠고, 그녀가 애교 부린다 생각하고 참고 걸었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K에게 다가와 기대어 걷는 것을 

받아 품에 안고 붐비는 명동을 뒤로하고 한산한 시청 사거리를 

지나 광화문에 왔다. 시간이 제법 흘러 그녀와 K는 BUS 정류정에 

서 있었다. 
 

"순아.?"
"응."
"이제 어디로 가지?"
"오빠는 이제 돌아가요."
"너는?"
"나는 데이트 하러 갈께요."
"나 말고 또 있어?"
"서교동에"
"나도 같이 가면 안될까?"
"싫은데..."
"W데이트 하면 되잖니."
"좋아요"
둘은 서교동 가는 버스를 올라탔다.
"솔직히 얘기 해봐."
"뭘요."
"서교동에 누가 있지?"
"이모의 아들."
"하하, 그러면서 나한테 데이트 하러 간다고 했어?"
"어때서요, 나와 나이가 같은데."
"아무튼 좋아. 그 친구를 만나 보자."
"오빠도 알거야."
"한번 본 기억은 나는데..."
"이번에 내려야 되요."
"알았어."
둘은 버스에서 내려 걸었다.
큰 길을 지나 골목기로 접어들 때 눈은 멈추었고 밤은 깊어지고 

있었다. 어두운 골목에는 보안등이 없었는데 순이가 걸어 가기에
뒤를 따랐다. 얼마쯤 걸었을까 걸음을 멈추고 그녀가 K를 바라보았다. 

순간 K의 가슴은 방망이질을 하는 듯이 마구 뛰는 것을 느끼며 그녀를 

보았다. 그녀를 소유하고픈 충동을 받은 K는 그녀를 끌어 안았다.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