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을 보내고 나서
글/비추=김재원
2005년11월 12일 토요일
일을 하고 있는데, 중1인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빠,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해~!"
그 소리를 듣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딸을 달래었다.
"엄마에게 전화해서 아빠한테 전화하라고 해라"
우는 딸에게 그렇게 일러놓고는 일을 계속 했다.
물건을 내보내야 하는 바쁜 일정 때문이다.
일손을 멈추고 집으로 갈까 하다가
며칠 동안 일을 못하면 직장에 지장을 줄 것 같은 마음에
일을 하였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때,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빨리 안 오느냐고….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일을 마무리해놓고
집으로 가 옷을 갈아입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아내와 딸을 데리고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육 남매 중에 우리가 꼴찌 당도,
그때가 5시경,
상주는 독자인 처남과 윗동서가 맏상주 역활을 해야 하건만
교인(침례교)이랍시고 손님들과 맞절을 하지 않겠으며 빈소를
못 지키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2일 동안 내가 빈소를 지키게 되었다.
3일째 되던 발인 날
오전 05시에 밥을 먹고 아침 7시에 장지인 부여로 출발하였다.
장지에 도착하였을 때,
하관식 예배를 위해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 일행이
당도하였다. 상여 앞에서 영정을 들어야 하건만 맏상주인
윗동서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들으려 하였다.
그때 나타난 윗동서가
"자네가 들게'
"이런 날은 형님이 맏상주이니까 형님이 모시고 가세요"
하였다. 그래서 결국 영정은 마지못한 윗동서가 들게 되었는데
후에 들은 얘기로는 영정을 모시고 가는 중에 실수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장모님을 하관하며 하관예배를 드리던 중
처형과 집사람이 서럽게 울기 시작하더니만
집사람이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깔딱거렸다.
갑자기 머리가 쭈뼛해졌다.
'이러다 내 아내도 가면 어떡하나….'
그것을 본 처 외삼촌이
"자네, 아내 데리고 먼저 내려가시게" 라고 하셨다.
아내를을 데리고 먼저 내려오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오른쪽 가슴 뒤편이 팔만 움직여도 숨이 막힐 듯이 아팠다.
하루를 쉬고 오늘(16일)출근하였다.
하루 종일 바깥에서 일을 하다 보니 몸이 몹시 춥기만 했다.
쓰다 보니 두서가 없는 것 같다.
아직도 할 말은 많지만 이쯤에서 손을 놓아야겠다.
장모님을 선산에 묻은 후에 날씨가 추워져 다행이다.
(20051112)
벌써 두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간 문득 장모님 생각에 올려본다.
(2007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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