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님의 함께 작품 쓰는 방

(110) 재원 형 /일정/김 일정

순수시인 2018. 11. 11. 21:21


(110) 재원 형

 

                   일정/김 일정

 

먼 길에

형이 있어 너무 좋다

남은 삶에

형이 있어 걱정이다

피가 섞인 것도 없는데

마음이 딱 맞는 것도 아닌데

왜 좋아해야 하는 건지

 

가끔

해 지는 어둑한 밤

쓸쓸한 그림자로 오는지

어떤 날

전화 속을 기는 소리는

사슬에 묶인 듯 철컹 거리고

나의 애는 바람이 되어 떨리곤 했다

 

산다는 것이

동행하면 멀리 간다지만

동행한다는 것은

서로의 희생이 밥이 되는 것

우리는 쌀알이 되고

형은 끓는 물이 되어

인생의 겸상을 차립시다

 

동동주

형 한 사발

나 두 사발

재천 세 사발

병석 수정과에

백암 식혜 한 대접

 

막 된장 담글 때

숯처럼

고추처럼

소금처럼

친구처럼

섞이며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