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시인의 산 문 ,수 필 방

<♬>사랑의 수기<지난 날의 이야기>(4) (1983년작)<♬>

순수시인 2017. 3. 8. 11:12


"아직 오지 않았군."
"응, 바로 온다고 했는데..."
"차가 밀리는 모양이군."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K의 가슴은 뛰고 있었다.
분명히 순이일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보세요."
"지금 어디야?"
수화기를 내려 놓더니,
"형, D다방으로."
"알았어."
"형, 나가자."
"OK"
"형!"
"순이가 마음에 들어?"
"뭘, 새삼스럽게 묻냐?"
"형 마음이 알고 싶어서."
"그래, 마음에 든다. 어쩔테야?"
"잘해봐 형. 착한 여자야." 

"나도 그렇게 봤어
얘기를 하며 걷다보니 그녀가 기다리는 다방이 눈앞에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 섰을 때 다방안은 담배 연기가 자욱했고 시끄

러워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종업원 아가씨의 권유로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눈앞에 한복차림을 한 그녀를 보았다. 그 모습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아 보여 K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녀는 K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랬을까? 둘은 그녀의 앞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오랜만인데..."
"..."
"그 동안 무엇하며 지냈지?"
"그저 그렇게."
"왜! 연락도 없었지."
그녀는 말이 없었다. 

서먹한 분위기를 깨려는 듯이 M이 입을 열었다.
"형 우리 차마시고 놀러 가기로 해."
"그럴까"
"어디로 갈까?"
"응. 근방이나 영화구경."
"순이는..."
"글쎄요."
"선녀가 글쎄라..."
"알았어."
"좋아."
 그들은 차를 마시고 앉아 있는데 M이 옷을 갈아입고 

올테니 우선 파고다 공원에 먼저 가라는 것이었다.
K도 일어서려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K는 그 자리에 

앉으면서 M에게 빨리 오라고 했다. 


 그녀와 이따금씩 뜻하지 않게 만나다보니 서로가 서먹했나

보다 조금 시간이 흘러서야 기분이 풀리곤 했다. 말 없이 몇 

분이 지났을까 환이가 돌아왔다. 환이는 M의 이름 끝자이다.
그녀의 이름이 끝자이듯이...
"왜 아직도 여기 앉아 있는거야?"
"응, 막 나가려던 참이었어."
셋은 다방을 나와 일렬로 거닐고 있었다. M이 걸음을 멈추기에 그

들도 걸음을 멈추고 "왜 그래?" 하고 K가 물으니 직장에 빠뜨리고 

온 것이 있으니 먼저들 가 있으라며 둘이 데이트 하는 셈치고 먼저 

가라며 M은 직장을 향했다. 둘은 할 수 없이 먼저 갈 수 밖에 없어 

발검음을 옮겼다.

 K는 파고다공원 매표소에서 2장 표를 사고 샘터 한 권을 샀다.
그녀와 함께 공원으로 들어가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렸다.
공원에는 연휴를 즐기기 위한 연인 몇 쌍 뿐이었다.K는 등나무 

벤취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책을 건네주면서 벤취에 

가서 앉아 있으라고 말을 하고 전화박스로 걸음을 향했다.
전화를 걸고 조금 있으려니 상대음이 들려왔다.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