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시인(지면발표) 작품방

홀앗이의 가을 /2016년 한빛문학 가을호

순수시인 2016. 10. 4. 22:12

홀앗이의 가을

 

                                비추/김 재원

 

 

하늘은 파랗게 쾌청한데

길가의 가로수는

옷을 벗기 시작합니다

 

아내를 생각하며 걷는 이길에

옷속을 파고드는 바람도

제법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내 마음의 말할수 없는 응어리도

아픔도 소리없이 병이 깊어가듯이

가을이 깊어가는가 봅니다

 

자기 몸 생각 않고

혼신을 다해 살아온 것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 얼마나 함께 할 수 있을런지

몸에 감염균이 침투하지 말아야

고칠 희망이 있다는 다발성 골수종

 

이 가을에 투병을 시작할때

주님게 온몸을 맡기어 고쳐주실것

확신하며 자신을 위하고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홀앗이이기를

바라며 믿고싶습니다. 

 

(20150917)

 

*홀앗이:살림을 도맡아 하는 여자

 핫아비:아내가 있는 남자

 

<2016년 한빛문학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