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의 야외 수영장
비추 김재원
초록이 물든 한 여름
홍릉산 기슭에
터를 잡고 있는 우물터
삼삼오오 아낙들이
물을 퍼 올려 빨래를 한다
그물이 도랑을 따라
흘러 내려 오면
물막이 놀이가 시작되고
열심히 바닥을 파서
여러팀이 둑을 쌓는다
윗둑이 무너지면
다음둑이 무너지고
다음, 그 다음 둑이 무너지면
마지막 둑은
넓은 야외 수영장이 된다
하나 둘 겉옷을 벗고
팬티만 입은 소년 소녀들은
물장구를 치고 논다
물이 흙탕물이고
빨래물 이라해도
즐겁기만한 남녀 혼합
야외 수영장
그때 그시절 아련한
추억으로 밀려온다.
(20070829)
만다라 문학 2008년 여름호 수록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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