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슴으로부르는순수시인의노래

<♬>유년시절의 야외 수영장(2008년 계간만다라문학 여름호)/76

순수시인 2008. 5. 3. 08:37

유년시절의 야외 수영장 

 

 

                                    비추 김재원 

 

 

 

 

초록이 물든 한 여름

홍릉산 기슭에

터를 잡고 있는 우물터

삼삼오오 아낙들이

물을 퍼 올려 빨래를 한다

 

그물이 도랑을 따라 

흘러 내려 오면

물막이 놀이가 시작되고

열심히 바닥을 파서

여러팀이 둑을 쌓는다

 

윗둑이 무너지면

다음둑이 무너지고

다음, 그 다음 둑이 무너지면 

마지막 둑은

넓은 야외 수영장이 된다

 

하나 둘 겉옷을 벗고

팬티만 입은 소년 소녀들은 

물장구를 치고 논다

 

물이 흙탕물이고 

빨래물 이라해도

즐겁기만한 남녀 혼합 

야외 수영장

그때 그시절 아련한 

추억으로 밀려온다.

 

(20070829) 

 

만다라 문학 2008년 여름호 수록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