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순수시인의 연작시 모음(愛心)집
愛心 28. 팔월의 마지막 밤/2011년 계간만다라문학 가을호
순수시인
2017. 12. 6. 15:55
愛心 28. 팔월의 마지막 밤
비추/김 재원
부부 싸움을 하다
일방적으로 맞고보니
화가 난다
함께 치고 받고 하는데
그때
가슴속에서 외친다
연약한 그녀 때리지 말라고
그 소리 듣고 맞기만 한다
때릴 수 없고
두 사람 사이에 심한 말 오고 갈 때
사시랑이*는 묵묵히
바보상자 앞에 앉아 있는데
그녀가 방에 들어왔다
문득
남자는 화가나서
담배 한개비와 라이터를 들고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빨아대며 연기를 뿜어대던 중에
앞집에 나뒹굴어진 자전거를 보며
자기 자신이 꼭 저렇구나
생각하며 담배불을 끄고
들어와 펜을 들어 수첩에 적바람* 한다
그때
시끄럽게 천정을 두드리며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팔월의 마지막 밤
가고 있음을 느낀다.
(20100831)
*순우리말
사시랑이=가냘프고 메마른 남자
적바람=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하게 적어두다
<2011년 계간 만다라문학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