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소박한 가슴 순수시인의 노래

<♬>愛心 28. 팔월의 마지막 밤/2011년 계간만다라문학 가을호<♬>

순수시인 2014. 5. 14. 23:26

愛心 28/ 팔월의 마지막 밤

 

                                  비추/김 재원

 

 

부부 싸움을 하다

일방적으로 맞고보니  

화가난다 

 

함께 치고 받고 하는데

그때 

가슴속에서 외친다 

 

연약한 그녀  때리지 말라고

그 소리 듣고 맞기만 한다

때릴 수 없고

두 사람 사이에  심한 말 오고 갈 때 

 

사시랑이*는 묵묵히 

바보상자 앞에 앉아 있는데

그녀가 방에 들어왔다 

 

문득  

남자는 화가나서 

담배 한개비와  라이터를 들고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빨아대며 연기를  뿜어대던 중에 

앞집에 나 뒹굴어진 자전거를 보며 

자기 자신이 꼭  저렇구나 

 

생각하며 담배불을 끄고 

들어와 펜을 들어 수첩에 적바람* 한다 

 

그때 

시끄럽게 천정을 두드리며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팔월의 마지막 밤 

가고 있음을 느낀다.

 

(20100831)

 

*순우리말

사시랑이=가냘프고 메마른 남자.

적바람=(뒤에 들추어보려고):글을 간단히 적어 주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