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시인 2012. 7. 30. 17:24

우리집 아빠 와 냉장고


                                비추/김재원

아빠가 술을 마시고 왔을때

엄마는 속이 상해서 잔소리를하고

아빠는 미안하다며

냉장고에게 말을건다


내가 사온 튀김을 네가 보관해 주렴

냉장고는 불만이다

술 먹고 들어온 날은 못살게 구는지

꺼르꺽 꺽꺽 싫다고 소리내지만 


튀김을 넣으며 사정하는 우리 아빠

냉장고는 그런 마음을 아는지

참고 버티고 있는데

그런 우리집 냉장고 정말 멋있다.


(20080828)

어떤 가을이 되려나


                                 비추/김재원


뜨거운 여름은 

조용히 물러갈 준비를하고

가을이 귀뚜라미 앞세워

살며시 노크합니다


가을의 전령사는 길가의 은행나무

서서히 물들이며 따가운 햇살 

동반하여 다가옵니다


병들은 나무는 한잎 두잎 떨구는데

발 걸음 옮길때마다 들려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올 가을에 무엇을 이루려고. 

(200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