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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약(天約)
순수시인
2008. 1. 24. 23:11
![]() 천약(天約) 野客/송국회하늘의 뜻 받들어 동녘은 갓 태어나는 핏덩이 태양의 탄생을 위하여 씨받이로 살다가 숨을 거두는 삶으로 망나니의 휘몰아치는 피묻은 칼바람에 주리가 틀리고 목이 베어지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열녀불경이부(烈女不更二夫)의 은장도를 품었거늘 하늘이 먼저 허락하고 땅이 승낙한 그날의 핏기로 맺어진 언약 모성(母性)의 품으로 영원을 맹세했건만 천의(天意)를 저버린 천약(天約) 눈물은 붉은 피로 토악질하며 기다림만큼 커버린 울부짖음 산더미 같이 쌓여가는 아픔으로 깊어만 갑니다. 떠돌이 젊음 뜨거운 기운으로 어깨가 등등한 기세와 용맹과 지략을 겸비한 장수 모습으로 비상(飛上)의 날개로 세상을 호령했어도 초침 잡아두지 못한 탄생의 기쁨도 이빨 빠진 호랑이로 둔갑하고 부러진 혈기 빼앗겨 버린 눈 세상을 바라보지 못한 채 한뎃잠을 청할까 봐 둥지가 되어주라는 하늘의 뜻 져버리지 않는 서녘은 무던히도 등이 쇠퇴하여 휘어버린 종말에 가까운 지팡이일망정 대문 밖의 기다림으로 서성이다 황혼이 깃들어 가고 있는데 하늘이여! 청하고 바라건대 이내 기다림도 당신의 뜻대로 행하게 하여주소서. 08.1.23 천약(天約): 하늘과의 약속 열녀불경이부(烈女不更二夫):열녀는 두 번 시집가지 않음 한뎃잠:사방과 하늘을 가리지 않은 곳에서 자는 잠 |
출처 : 만다라문학
글쓴이 : 국회의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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